왜 하루 10문제인가 — 무한 스크롤을 만들지 않은 이유
딸깍은 매일 자정에 10문제가 열리고, 그날은 그게 전부예요. 문제은행에는 2,000문제가 넘게 있는데 왜 하루 10개만 내놓느냐는 질문을 종종 받아요. 일부러 그렇게 만들었고, 이 글에 그 이유를 적어 볼게요.
끝이 있어야 다시 와요
무한정 풀 수 있는 퍼즐 앱은 많아요. 그런데 무한한 것에는 이상한 성질이 있어요. 언제든 할 수 있으면, 결국 안 하게 돼요. 오늘 안 해도 내일 그대로 있으니까요. 반대로 오늘치가 정해져 있고 자정에 사라진다면, 오늘 안 하면 오늘 것을 놓치게 돼요. 하루 분량을 끝냈을 때의 깔끔함(다 풀었다, 오늘은 여기까지)도 무한 스크롤에서는 느끼기 어려운 감각이에요.
10문제는 출퇴근 지하철 한 구간, 커피 한 잔 정도의 길이예요. 3분에서 5분이면 끝나요. 부담이 없어야 매일 하게 되니까요.
모두가 같은 문제를 푸는 이유
딸깍의 오늘 문제는 전 세계 누가 접속해도 같아요. 무작위로 뽑아 주는 편이 만들기는 쉽지만, 같은 문제를 풀어야 대화가 생겨요. "오늘 6번 봤어?"가 성립하려면 서로의 6번이 같아야 하잖아요. Wordle이 증명한 구조예요. 하루 하나, 모두 같은 문제, 그래서 결과를 공유할 이유가 생겨요. 딸깍의 결과 공유 화면에 문제 내용 없이 기록만 나오는 것도 같은 이유예요. 아직 안 푼 사람의 오늘을 망치고 싶지 않았어요.
로그인이 없는 이유
딸깍에는 회원가입도 로그인도 없어요. 기록은 전부 여러분의 브라우저 안(localStorage)에만 저장되고, 저희 서버로는 아무것도 전송되지 않아요. 애초에 기록을 받는 서버를 만들지 않았어요.
퍼즐 하나 풀자고 계정을 만들고 알림을 허용하는 과정이 저희는 늘 싫었어요. 주소를 치면 3초 안에 문제가 나오는 것, 그게 저희가 생각하는 예의예요. 대가로 잃는 것도 있어요. 기기를 바꾸면 기록이 따라가지 않고, 브라우저 데이터를 지우면 연속 기록도 사라져요. 알고도 고른 맞바꿈이에요. 매일 하는 습관에는 기록을 지키는 쪽보다 시작이 가벼운 쪽이 유리하다고 봤어요.
10문제의 구성에도 이유가 있어요
오늘의 10문제는 발견형 3, 상식 퀴즈 2, 성냥개비 2, 전개도 2에 보너스 1문제로 짜여 있어요. 한 유형만 열 개면 잘하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이 갈리지만, 네 유형이 섞이면 누구에게나 자신 있는 구간과 진땀 나는 구간이 하나씩 생겨요. 상식은 강한데 공간지각이 약한 사람도, 그 반대인 사람도 10문제 안에서 한 번씩 웃고 한 번씩 막히게 하는 것이 배합의 목표예요. 머리를 예열하는 순서도 생각해서, 하루치는 대체로 가볍게 시작해 뒤로 갈수록 조금씩 조여져요.
대신 아카이브가 있어요
오늘치를 다 풀었는데 더 풀고 싶은 날을 위해 두 가지를 두었어요. 지난 문제는 아카이브에 그대로 쌓여서 언제든 돌아가 풀 수 있고, 유형별 무한 연습은 오늘의 10문제와 분리된 별도 공간으로 열어 두었어요. 제한은 '오늘의 10문제'에만 있어요. 하루의 리듬은 제한이 만들고, 마음껏 파고들고 싶을 때는 연습으로 가면 돼요.
딸깍의 하루는 이렇게 흘러가요. 자정에 문이 열리고, 3분에서 5분 사이의 몰입이 있고, 오늘의 기록이 남고, 문이 닫혀요. 완주 시간과 연속 기록이 쌓이는 재미는 덤이에요. 내일 자정에 다시 열리는 그 문 앞에서 또 만나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