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방진 만드는 법 — 3×3 마방진이 사실상 하나뿐인 이유

딸깍에 이런 문제가 있습니다. 물음표에 들어갈 수는 무엇일까요?

2  7  6
9  5  1
4  3  ?

가로줄만 보고 있으면 규칙이 잘 안 보입니다. 그런데 2+7+6은 15, 9+5+1도 15, 세로로 2+9+4도 15입니다. 어느 방향으로 더해도 같은 수가 나오도록 짜인 배열, 마방진이죠. 물음표는 15−4−3 = 8입니다.

이렇게 1부터 9까지를 한 번씩 써서 가로 셋·세로 셋·대각선 둘, 모두 여덟 줄의 합을 같게 만든 표를 3×3 마방진이라고 합니다. 중국에서는 먼 옛날 강에서 나온 거북의 등에 이 무늬가 새겨져 있었다는 전설과 함께 낙서(洛書)라는 이름으로 전해집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 배열을 외울 필요가 없다는 점입니다. 왜 이 모양일 수밖에 없는지 세 단계만 따라가면, 빈 칸에서 시작해도 그 자리에서 완성됩니다.

1단계 — 한 줄의 합은 왜 15인가

1부터 9까지를 전부 더하면 45입니다. 가로줄 세 개는 아홉 칸을 빠짐없이 한 번씩 덮으니, 세 줄의 합이 모두 같으려면 한 줄은 45 ÷ 3 = 15일 수밖에 없습니다.

같은 계산으로 4×4는 1부터 16까지의 합 136을 4로 나눈 34, 5×5는 1부터 25까지의 합 325를 5로 나눈 65가 한 줄의 합이 됩니다. 마방진을 만들기 전에 목표 숫자부터 정해지는 셈입니다.

2단계 — 가운데는 왜 꼭 5인가

가운데 칸을 지나는 줄은 네 개입니다. 가운데 가로줄, 가운데 세로줄, 그리고 대각선 두 개. 이 네 줄을 모두 더하면 15 × 4 = 60입니다.

그런데 이 네 줄은 바깥 여덟 칸을 한 번씩 덮으면서 가운데 칸만 네 번 덮습니다. 그러니 60은 전체 합 45에 가운데 수를 세 번 더 얹은 값이고, 가운데 × 3 = 15, 가운데는 5로 정해집니다.

가운데를 지나는 네 줄  15 × 4 = 60
= 전체 45 + 가운데 × 3
→ 가운데 = 5

3단계 — 9는 왜 귀퉁이에 못 가나

가운데가 5로 정해지면, 5를 사이에 두고 마주 보는 두 칸은 합이 10이어야 합니다. 1과 9, 2와 8, 3과 7, 4와 6이 짝이 되어 서로 반대편에 앉습니다.

이제 9를 귀퉁이에 놓아 봅시다. 귀퉁이 칸은 가로줄 하나와 세로줄 하나에 동시에 걸리고, 두 줄 모두 나머지 두 칸의 합이 15 − 9 = 6이어야 합니다. 남은 수 중에서 합이 6인 쌍은 2와 4 하나뿐입니다(1+5는 5가 가운데에 있어서 안 되고, 3+3은 같은 수를 두 번 쓰게 됩니다). 한 쌍을 두 줄이 나눠 가질 수는 없으니, 9는 귀퉁이에 못 가고 변의 가운데로 갑니다.

1·3·7도 같은 이유로 귀퉁이에 못 갑니다. 필요한 쌍이 각각 하나씩밖에 없거든요. 결국 귀퉁이 네 칸에는 짝수 2·4·6·8이, 변 가운데 네 칸에는 홀수 1·3·7·9가 앉습니다.

그러면 채우는 순서가 정해진다

가운데는 5, 짝수는 귀퉁이, 홀수는 변. 여기까지 오면 나머지는 저절로 따라옵니다.

  • 9를 윗변 가운데에 둡니다. 짝인 1은 맞은편 아랫변 가운데입니다.
  • 윗줄은 합이 15여야 하니 9의 양옆은 2와 4입니다.
  • 대각선도 15여야 하니 2의 맞은편 귀퉁이는 8, 4의 맞은편은 6입니다.
  • 남은 3과 7이 왼쪽·오른쪽 변에 들어갑니다.
4  9  2
3  5  7
8  1  6

9를 둘 수 있는 변이 네 곳, 2와 4를 좌우 어느 쪽에 둘지가 두 가지라 만들 수 있는 배치는 4 × 2 = 8가지입니다. 그런데 이 여덟은 전부 같은 마방진을 돌리거나 뒤집은 모양입니다. 1부터 9까지를 아홉 칸에 늘어놓는 36만 2,880가지 배치를 컴퓨터로 전부 확인해도 마방진은 이 8개뿐이었습니다. 3×3 마방진은 사실상 하나입니다.

5×5·7×7은 계단 규칙 하나로 — 시암 방법

한 변의 칸 수가 홀수인 마방진은 생각하지 않고 기계적으로 채우는 방법이 있습니다. 프랑스 외교관 시몽 드 라 루베르가 1688년 시암(지금의 태국)에서 돌아오며 가져와 소개했다고 해서 시암 방법이라고 부릅니다.

  • 1을 맨 윗줄 가운데에 씁니다.
  • 다음 수는 오른쪽 위 대각선 칸에 씁니다. 표 밖으로 나가면 반대편 끝으로 돌아옵니다 — 위로 나가면 맨 아랫줄, 오른쪽으로 나가면 맨 왼쪽 칸입니다.
  • 가려는 칸이 이미 차 있으면 대신 방금 쓴 수의 바로 아래 칸에 씁니다.

이 세 줄만으로 5×5를 채우면 아래처럼 됩니다. 어느 줄을 더해도 65입니다.

17 24  1  8 15
23  5  7 14 16
 4  6 13 20 22
10 12 19 21  3
11 18 25  2  9

같은 규칙을 3×3에 쓰면 8 1 6 / 3 5 7 / 4 9 2가 나오는데, 앞에서 손으로 찾은 마방진을 위아래로 뒤집은 모양입니다. 7×7, 9×9도 같은 규칙으로 채워집니다.

4×4는 대각선만 뒤집는다

짝수 칸에서는 계단 규칙이 통하지 않습니다. 대신 4×4에는 더 짧은 방법이 있습니다. 1부터 16까지를 순서대로 채운 뒤, 두 대각선 위에 있는 수만 17에서 뺀 수로 바꾸면 끝입니다. 1은 16이 되고, 6은 11이 됩니다.

순서대로 채운 표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대각선을 17−n으로
16  2  3 13
 5 11 10  8
 9  7  6 12
 4 14 15  1

가로·세로·대각선이 모두 34입니다. 1514년 알브레히트 뒤러가 판화 「멜랑콜리아 I」에 새긴 마방진은 이 표에서 가운데 두 열을 맞바꾼 모양인데, 그러면 맨 아랫줄 가운데에 15 14가 나란히 와서 판화를 만든 해가 숫자 속에 들어갑니다. 가운데 네 칸(10+11+6+7)과 네 귀퉁이(16+13+4+1)까지도 합이 34입니다.

4×4부터는 마방진이 하나가 아닙니다. 돌리고 뒤집은 것을 같은 것으로 쳐도 880가지이고, 1693년 프랑스의 수학자 프레니클 드 베시가 처음으로 전부 셌습니다. 이 글을 쓰며 딸깍에서도 다시 세어 봤는데, 돌리고 뒤집은 것까지 포함해 7,040개, 8로 나누면 정확히 880이 나왔습니다.

외우지 않아도 되는 이유

마방진이 오래도록 퍼즐로 살아남은 이유는, 답이 하나뿐인 3×3조차 외울 대상이 아니라 세어서 나오는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전체 합을 줄 수로 나누고, 가운데를 지나는 줄을 세고, 짝이 몇 쌍인지 따지면 표가 스스로 채워집니다.

딸깍의 발견형 문제도 같은 순서로 풀립니다. 처음 보이는 숫자 몇 개에서 "어느 방향으로 더해도 같다"는 규칙을 찾아내는 순간, 물음표는 뺄셈 한 번이면 끝납니다. 규칙을 찾는 데 드는 시간이 곧 문제의 전부입니다.

규칙·분류 문제 풀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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